대학병원에서 일하는 의사입니다. 낭만캣 | 2009.11.03

잘 읽었습니다.

환자분의 입장에서는 자세한 설명없이 당하는 성의없어 보이는 진료에 화가 날 만도 합니다.

그리고 비싼 진료비 역시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울화통이 터질만 합니다.

 

대학병원의 입장에서 몇가지 설명해 드렸으면 합니다.

 

우선 정부에서는 병원에 어떤 경제적인 지원, 인적지원 없습니다.

오히려 공문에, 지령에, 온통 모든 환자들에 대한 진료를 떠넘기고 있지요.

처음부터 보건소나 국가에서 감당할 수 없는 플루 상황들이었고..

대책 당시에 병협이나 의협관계자들에게 어떤 조언이나 공청회도 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늘 그렇듯이 언제나 의사나 병원위에 군림하며 심평원, 보복부에서 까라면 까야 하는게

의사들입니다. 왠지 아십니까?

 

국민 건강보험이라는 큰 틀과 당연지정제라는 것에 모든 것이 묶여있고, 자유로울수 없기 때문이죠.

복잡한 얘기는 관두고..

 

검사비용..병원에서 정하는 것 아닙니다.

새로운 검사가 도입되면 식약청의 승인을 받고 보험 공단의 심사 기준을 적용받아 수가가 결정되는 겁니다.

이 수가를 결정할때 우리나가 보험 공단이 과연 의사들에게 얼마나 이익을 남길수 있도록 정해줄까요?

 

위에 겸손한 의사가 밝히셨듯이 85%입니다. (정확한 퍼센트보다는  원가이하란 것이죠..)

실제로 많은 선진국 의료 장비가 우리나라에 도입되는데 걸리는 가장 큰 장애가 이 수가입니다.

좋은 검사지만 제 가격을 안 쳐주니 못 들어 오는 거죠...

 

그럼 병원은 어떻게 이익을 남기느냐구요? 대부분이 박리다매죠..

그리고 미국에선 한번쓰고 버릴 소모품 , 재소독해서 여러번 쓰기도 하고..

왜 제값 못쳐주는 줄 아십니까?

위에 님이 내신 비용의 절반을 보험공단에서 내주지요?

제대로 쳐주면 재정이 감당이 안되니까요...그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최저를 매기는 거죠..

 

확진 검사 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면..

님은 그냥 입만 벌리고 계셨지만..그 검체 체취하는 수입 키트하나가 만원 가까이 하구요..

검사장비는 RT-PCR 이라는 방법을 통해 합니다. 유전자 검사죠..DNA 증폭을 리얼타임으로 해서

바이러스의 존재유무를 알아내는 분자생물학 검사장비입니다.(바이러스는 mRNA-역전사 까지 해야 하죠..)

시약? 국내서 생산 못합니다..다 수입해서 씁니다...것두 다 고려해서 수가 정합니다.

과연 뭐가 얼마나 남아서 폭리란 말인지요? (수가에서 아마 인건비는 생각도 안해 준걸겁니다..)

 

진료비 문제는..

서울의 모 병원들에서는 하루에 800명에서 1000명을 본다 합니다..물론 플루로 오시는 분들만요..

병원에 기존의 다른 병을 가진 환자들도 다 그대로 옵니다...

 

님께서 하루에 천명을 진료하실려면 1인당 몇분을 할애하실수 있으시겠습니까?

입에서 단내가 날 것입니다..

그 의사도 사람이고 환자도 될수 있죠..가능한 환자들하고 대화나 접촉을 줄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저희 병원에서도 플루환자 진료소에서근무하다  임신한 여의사가 2명이나 확진판정을 받았습니다..

의사 확진 걸리면 일주일 쉬어야 합니다..대체 인력도 없어요..진료 공백 생깁니다..결국 다른 의사 투입되고..또 감염되고..쉬고..

 

하루에 수백명의 의심환자를 보는데 어느 의사가 버티겠어요?

그럼 그 의사는 다음날 쉴까요?

다른 환자는 안 볼까요?

전혀 아님니다..입원환자..봐야하고..전문의라면 회진도 돌고...기존의 업무로딩은 다 그대로 입니다..

 

그럼 정부에서 진료비는 우리가 줄테니 플루의심되서 오는 사람은 받지마라 하면 병원에서 알았다 안받겠다 합니다..그들은 겨우 타미플루 일부 무료로 병원에 떠넘기고 모든 환자 다 봐라 합니다..

 

병원에 오면 접수를 하셔야 전산에 뜨고 의사가 환자 인적 파악하고 처방을 내고..간호사가 오더를 받고 그 오더를 검사실에서 시행하고...또 결과를 원무과에서 계산합니다..진료비에는 이 모든 과정에 일한 사람들의 인건비가 포함되어 있는 거에요..

 

약하나 받으려고 하는데 접수하라 한다고요..?

접수하지 않으면 어디다 오더 냅니까? 접수를 해야 전산에 환자명이 생성되고..처방을 내고..위와같은 과정이 똑같이 발생해요..환자 본인이 오던 보호자가 오던 마찬가지 입니다...

 

그냥 약받으러 왔다고 하면 환자 챠트 확인해보고..창구에서 자 가져 가세요 하면 좋겠나요?

그럼 약관리는 어떻게 할수 있겠어요..?

 

얼마전 일반약국에서는 정부무료 타미플루가 공급되었는데 받으려면 조제로 내야 한답니다..하루당치 처방당 4100원이라나요? 처방전 가져와서 단지 약집어 건네주는데 약국이 가져가는 비용입니다...물론 정부가 의약분업하면서 정해준 수가이지요..

정부가 받지마라..보험 공단에서 줄께 했으면 아무도 안 받습니다..

 

정부에서 기존 의료 시스템을 이용해서 손쉽게 해결보려 하니 일선 병원들이 떠맡은 거고..

그들도..기존 시스템하에서 모든것을 운영할수 밖에 없어요..

 

특진비문제는...병원마다 다르고 또 이해 관계가 다르겠지만..

아마도 인력이 부족하여 일선 교수님들 까지 플루환자진료에 나와야 하는 거 같습니다.

아까 말씀드렸죠..?

그전에 일하던 로딩은 다들 그대로 입니다..추가적으로 더 일하는 사람에게 정당한 보수 줘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case by case 입니다..

 

님의 아들이 의대를 갔어요..의사가 되었습니다..

"아들아..의사란  무릇 사람을 위해 봉사를 해야 한단다...니가 나서서 서울역 한곳에 무료 진료소를 열어

사람들을 돌보는게 어떠냐? 내가 개인적으로 비용을 들여 진료소 천막이라도 마련해 줄게..정무무료 타미플루는 처방전만 있으면 약국에서 받을 수 있지 않으냐..? 이사태가 진정될때 까지 몇달이고 해보렴.."

할수 있으시겠습니까..?

 

아드님도 결혼을 했고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습니다..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요?

이 사태에 우리 국민이 의사나 병원에 원하는 것은 위와 같은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입니다..정부 지원 없이는 병원이 무료로 노력봉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안타깝습니다.

님이 그 많이 대기 하는 환자들 사이에 잠시 계시면서 오히려 걸릴까 두렵다고 하시면서

거기서 하루 종일 일하는 의사 , 간호사, 그외 직원들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으시나요?

병원의 다른 환자들은 (오히려 면역이 떨어져 훨씬 고위험군인 환자들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물론 의료직에 있는 그들은 일정부분 다 희생정신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요할 순 없잖겠습니까..?

 

조금만 더 이해를 해주신다면

공분한 마음이 좀 가라앉지 않으실까 싶구요..

문제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실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모쪼록 아내분 건강 잘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이하~~~~~~~~~~

 

원글을 읽다, 제도에 대한 설명을 좀 하면 화가 덜나지 않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에서

부연 설명을 좀 한 것 인데...많은 분들이 보셨군요..

 

 글이란 것이 읽는 사람의 마음을 실어 해석 되는 부분이 많은 법이라..오해의 소지도 많아 보이고..

 

의사 집단에 대한 국민적 반감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앞으로 저희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는데 반성합니다.

 

요약하면..

1. 검사비, 진료비, 조제비 등 수수에 대해서 정부에서 일정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주지 않은 채 병원에서 일방적으로 받자 말자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병원이 신종 플루 진료비가 무료다 하면 그 병원에 환자들이 몰릴것이고 그 병원의 자원은 곧 소진 고갈 됩니다. 어느 병원도 의사도 이 시기를 호제다 하면서 마치 돈을 벌기위한 도구로 생각하는 곳은 아무데도 없습니다. 거점 병원...위에서 정해서 하달한 것이라...하고 있을 뿐인것입니다. 이것이 수익이 된다면 왜 우리가 거점병원 할테니 지정해줘 라고 안 했겠습니까..?

  국가적 차원에서 진료비, 검사비, 조제비 등 수수에 대해서 수가 보전을 해주고 무료라 해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 시스템하에서는 합리적인 얘기라는 겁니다...

 

2. 의료보험 당연지정제를 찬성, 반대에 대한 의견은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또 다른 엄청난 문제이기 때문에...다만 현재 시스템이 그러하다는 설명을 드린 것입니다...

 

3. 의사가 힘들다의 뉘앙스를 많이 분들이 느끼셨다면..표현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지만..

   의사도 힘들다의 뜻은 전혀 아니며..다만 기존의 로딩 그대로에 어떤 인적 물적 지원도 없이 추가적으로 플  루환자를 보기위한 호딩이 더해진 상황이란 걸 알려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4. 그래도 검사비가 비싸다..(일반 서민들의 입장에서...).,..확진 검사 받으시면, 건보에서 일정부분 되돌려 줄 겁니다..이것이  우리나라 보험 제도의 대표적인 case 인데요..검사해서 양성 나와야 재정에서 지원되는

겁니다. 의사의 전문적 지식과 임상양상 환자의 요구에 따라 검사했다 하더라도 결과가 음성이면 지원 안됩니다....오히려 과잉진료 했다고 하며 병원에 보험 인정금액을 오히려 삭감하여 줘야할 절반의 금액을 주지 않으며 환자에게 돌려주라 합니다..검사는 이미 시행되었는데도요..이번 플루 검사에 대해서는 삭감도 없다..타미플루 처방에 대해서도 그렇다 라고 정부에서 말하고는 있지만..대부분의 의사들이 믿지 않는 분위기입니다..이번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또 어떤 칼날을 들이 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일은 의료계에서 하고..환자들의 불만도  다 의사들에게 쏠려서 나쁜소리 다 들은 후이지만....병원과 의사들에 대해서는 차후에 또 어떤 잣대를 들이대며 건보재정을 아끼려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5.  진단서 떼는데 왜 돈받는냐..?..진단서는 공문서이지요..병원의 직인이 찍혀 나갑니다..진단서 내용에 대한 진위, 법적 책임 모두 발행의사 및 병원이 지는 것이지요...진단서 떼려면..마찬가지로 전산 접수, 간호사 등록, 의사 확인, 진단서 작성, 원무과 확인, 진단서 발행 등의 과정을 거칩니다..거기에 따른 부수 비용입니다.. 학교 결석 확인하는데 꼭 진단서 필요할까요..? 병원데 다닌 근거, 타미플루 처방전...그건 걸로는 안되는 걸까요..? 불필요한 진단서를 요구하는 학교..있지도 않은 완치 확인서를 요구 하는 학교는 문제가 없을까요..?

 

 

   부연 설명이 오히려 구차 스러워 고민하다 더 적었네요...

   의료라는 시스템은 너무 복잡하여 의사인 저도 이해하는데 수년은 걸렸습니다.

   그러니 일반 분들에게는 드러나는 면만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요..

   하지만 요즘처럼 정보력이 넘쳐나고..교육이 잘되어 문맹율이 낮아 전국민이  어느정도의 이해력을

   가지고 계신 상황이면, 본인이 조금만 노력해보면 보이지 않던 이면이 보입니다.

 

  정당한 비판, 올바른 시스템의 이해에서 올바른 해법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부연 설명을 한 것이라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943
167




이전화면 PC화면이동 맨위로

Copyright (c) Daum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위로 아래로 맨위로